부모역할훈련(PET) - 토머스 고든

2023. 4. 6. 19:07교육

부모역할훈련(PET) - 토머스 고든
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토머스 고든 Thomas Gordon, 1918~2002

세계적인 임상 심리학자. 1962년 부모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인 P. E. T.를 개발했다. 1970년대 초, P. E. T.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의 기술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으며 미국 전역에 도입되었고, 이어 국제고든훈련센터(GTI) 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고든은 P. E. T.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의 원리를 새로운 관계로 확대 적용하여 '교사 역할 훈련( T. E. T.)' 과 '리더 역할 훈련(L. E. T.)' 을 개발했다.
고든은 역할 훈련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만드는데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1997년부터 3년간 노벨 평화상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1999년 미국심리학협회에서 주는 '공익에 지속적인 기여를 한 심리학자에게 주는 상' 을, 2000년 캘리포니아심리학회에서 주는 '평생 공로상' 을, 미국육아교육자협회에서 주는 '교육 업적상'을 받았다.




1. 부모 역할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문제를 겪거나 젊은이들이 사회 문제를 일으키면 흔히 부모 탓을 한다. 심각한 정서 문제를 겪고 약물 중독에 빠지거나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두고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부모의 책임을 거론한다. 정치가들도 사법당국도 청소년의 폭력 조직 가담, 살인, 폭력 같은 범죄의 원인이 가정에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낙오되었을 때 교사와 학교 모두 한목소리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낙오되었을 때 교사와 학교 모두 한목소리로 문제를 부모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부모들은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가? 부모가 더 효과적으로 아이를 기르도록 돕는 사회적 지원이 있나? 부모가 자기가 잘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나?

다들 부모 탓만 할 뿐 부모에게 적절한 교육을 해 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해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새로 부모가 되어 세상에서 어떤 일보다도 힘든 과업을 떠맡는다. 아무것고 할 줄 모르는 아기를 맡아서 아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아이를 사회에서 쓸모 있고 조화롭게 살아갈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길러 내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준비된 부모는 몇이나 될까?
...
P.E.T. 교육에서 수강생들은 부모와 아이가 서로 대화하는 통로를 유지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부모와 아이 사이를 악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결속을 강화하는 갈등 해결 방법도 익힐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부모와 아이가 사랑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족 간의 갈등이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문제의 근원과 해결과 임상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졌는지! 이렇게 분명한 교육이 있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이것을 대한민국에 잘 전하는데, 오은영 박사님이나 여타 다른 사람도 잘 말하진 않은 것 같은데... 이런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보급하여서 대한민국의 교육과 성장의 총체적 난국... 아이들은 진정한 부모를 만나지 못함과 부모는 어떠다 부모가 되어서 어찌할바 모르게 초고속 이익추구에 전념하도록하는 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되었으면 좋겠다.

P.E.T. 프로그램의 성과로 또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우리의 초기 목표 가운데 하나는 정식 훈련을 받은 전문 상담사나 심리 치료사들이 정서 문제 등을 겪는 아이들을 도울 때에 사용하는 방법을 부모들에게 가르치는 것이었다. 주제넘은 터무니 없는 목표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기초 심리학 수업을 한 번도 받지 않은 부모도 이런 기술을 배워 아이들에게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익힐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서양의 실용주의는 이런 것 같다. 교육적 핵심을 전수해 주어서... 그러니깐... 그냥 중요한 것을 너에게 줄 것이니... 당신이 현실에서 그대로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라고... 항상 도우미나 전문 상담사가 수십킬로 혹은 수백키로 떨어진 곳에 일일이 찾아가며 도와주거나 해결해 줄 수 없는 환경이 많을테니...
그리고도 공교육의 기초가 쌓인 것도 한몫을 한 것과 같이 다 읽고 쓰고, 주어진 교제의 내용을 이해하고, 모르면 연락해서 묻고 답하여서 모르는 것을 깨우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와 있다는 말인 것이다.

배우려는 의지나 배움의 목적이 없는 - 동기부여의 문제일 뿐 배우고자 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대를 계속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생각도 가져본다.
분업된 사회에 중요한 무엇인가를 다 잘 알지도 못한 것에 맡기고 있다고...
아이들을 공교육 시스템에 맡기고
성공이란 것을 스펙에 맡기는 것과 같이
인생의 목표를 자본시장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자녀에게 물고기를 던져줄 것인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인가?
로는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지만...

자녀의 문제를 자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으로 가야 하고,
부모 자신의 문제를 부모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는 사람으로 서 있는가? 를 보았을 때에...
자기 문제를 스스로 살피고(자기 인식), 해결 하려는 도전과 과정 (자기 변화)을 가지며, 해결의 단계를 유지하여서 완성을 이르는 (자기 내제와 습관) 통달 단계에 도달하는 과정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자기 배움의 것을 잃어버렸다. 떠먹여 주는 공교육 체계가 그러한 야성을 잃어버리게 만든 것이고,
그 배움의 잃어버림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를 가르쳐주지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자녀문제를 자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데" 지금의 우리들은 두렵다. 우선 내 자신이 하지 않아서 두렵고,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나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서 두렵고, 자녀 혼자서 고독하게 홀로  내버려둔 것 같아서 두려운 것이다.

그러면 결국 자녀가 혼자서 물고기 잡는 것은 언제 연습해 볼 수 있는 것인가?
여기서 자녀가 잡고 싶은 물고기가 무엇인지? 한계가 없다.
그리고 피래미 물고기가 아니다. 삶에 문제같이 다가오는 물고기를 잡는 급을 다루는 물고기 인 것이...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부모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단 두 가지만 있는 줄 안다는 점이다. 아이를 기르는 방법에서 두 가지 선택지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이기고 네가 진다' 를 택하거나 '네가 이기고 내가 진다' 를 택하거나 또는 둘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계속 왔다 갔다 한다.

P.E.T. 교육을 받는 부모들은 '이기고 지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많이 놀란다. 이것을 '무패(No lose)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한다고 부른다. 무패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P.E.T. 교육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이 방법은 이전부터 갈등을 해결하는데 사용되어 왔지만 부모와 아이 사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비단, 부모와 자녀사이가 아닌 인간관계의 모든 문제가 바로 이기고 지는 것으로 가지기 때문에 문제의 발단을 만든다고 생각하게 하였다.
이기고 지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이 있다고 누군가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거나, 그러한 관계적인 모델이나 생활을 경험한다면 한결 나아진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주 기대되는 대목이다.

비언어적 메시지로 수용을 전달하는 법

우리는 말을 통해서나 아니면 '비언어적 메시지'라는 것을 통해 뜻을 전한다. 비언어적 메시지는 몸짓, 자세, 표정 등이 포함된다.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수용을 표현하기

아이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수용을 표현할 수도 있다. 아이가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다고 해 보자. 아이가 혼자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자기가 원하는 모양의 성(아마도 부모가 생각하는 모양하고는 다를 테고 부모에게는 성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을 짓도록 내버려 두고 부모는 떨어져서 무언가 다른 일을 한다면, 아이에게 수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이는 '나는 잘하고 있어' '모래성을 쌓는 내 행동은 괜찮아' '엄마가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을 좋게 받아들여' 라고 느낄 것이다.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해 있을 때 내버려 두는 것은 비언어적인 수용, 인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방해하고 끼어들고 간섭하고 확인하는 행동이 아이에게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느껴질 때가 얼마나 많은지 부모들은 모른다. 부모가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아이들 방에 불쑥 들어가거나 아이의 사적인 생각에 끼어드는 등 한시라도 아이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부모가 있다. 부모 자신의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그럴 때가 많다.

부모는 아이가 배우기를 바란다("실제 성은 이렇게 생겼어"). 부모는 아이가 실수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그렇게 바다 가까이에 성을 지으면 파도에 무너질 텐데"). 또 부모는 아이의 성취를 자랑하고 싶다("우리 애가 만든 성 좀 봐"). 그리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융통성 없는 어른의 기준을 아이에게 강요하려 한다("성을 방어하려면 둘레에 해자를 만들어야해"). 아이에게 은근히 야심을 품는다("온종일   모래성만 만들면서 과연 뭘 배울까").  또 다른 사람이 아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불필요하게 신경을 쓴다("이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아이에게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싶다("내가 도와줄까?").

따라서 아이가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을 때 가만두기만 해도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수용한다는 뜻을 뚜렷이 전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들이 이런 '내버려 두기' 를 못 할 때가 많다. 그냥 내버려 둔다는 것이 사실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우리 딸애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파티를 열고 싶다고 했다. 내가 그날 즐겁게 놀 방법을 몇 가지 제안했는데 아이가 내 의견이 전혀 필요 없다고 해서 무척 섭섭했다. 나는 끼어들지 말라는 말을 듣고 울적하게 있다가 조금 회복되고 난 다음에야 '내가 너를 수용하지 않는다' 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 혼자 준비할 수 있겠니?' '내 도움이 필요할 텐데.' '네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면 안 돼.' '그러다 실수할라.' '파티를 망치면 안 되지.' 이런 생각들 말이다.

너무 현실에 딱딱 맞는 예화들이 나와서 가슴에 비수같이 날아든다.
그저 내버려두는 것을 의도하지 않고는... 실현되지 않을 것을 느낀다.

그런데, 여기에서 내버려두어서 아이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은 알겠는데...
현실은 얼마나 복잡하게 돌아가는지?

스마트폰 오락을 예로 들어보면,
아빠 입장에서는 한번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열어봅시다.
엄마 입장에서는 큰일날 소리라고 강력한 통제를 한다.
벌써 부모간에 의견 차이와 함께 양육 방식이 갈린다.
어떤 수용지점이 부모가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
아이도 아빠에게는 아빠의 기준을, 엄마에게는 엄마의 기준이 점차 줄타기 관계를 가진다. 아이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다고 언제나 말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형이 하니깐, 동생이 한다고 때를 쓰게 된다.
2~3명의 관계도 복잡한데... 4명의 관계가 한번에 터지는 일이 일상 다반사로 일어난다.

솔직한 마음과 적극적이며 수용적인 대화의 길로 나아갈 것을 바라보며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소극적 듣기로 수용을 표현하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수용을 표현할 수 있다. 침묵 혹은 '소극적 듣기' 역시 수용을 표현하는 뚜렷한 비언어적 메시지다. 그래서 전문 상담사들도 환자와 상담할 때 침묵을 자주 '사용' 한다.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와 처음 상담을 한 사람들이 이런 말을 곧잘 한다. "선생님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내내 나만 말했어요." "나의 온갖 끔찍한 행동을 다 얘기했는데 눈도 끔쩍 안 하더라고요." "처음엔 아무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정신 차려 보니 나 혼자 한 시간 내내 떠들었더라고요."

자기의 말을 그냥 듣기만 하는 사람과 대화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대방에게서 말없이 수용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경험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실제로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셈이다. 학교에서 막 돌아온 중학생 딸과 부모의 대화를 예로 살펴보자.

아이: 오늘 교감 선생님한테 내려갔었어.
부모: 그래?
아이: 응. 프랭크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너무 떠든다고 가라고 했어.
부모: 그랬구나.
아이: 그 꼰대 정말 너무 싫어. 수업 시간 내내 자기가 주말에 뭐 했고 자기 손자들이 어쩌고 하는 따분한 얘기밖에 안 하면서 우리보고 열심히 들으라니 말이 돼? 지루해 죽겠는데.
부모: 으음.
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 있으려니 미칠 지경이라니까. 그런데 멜라니랑 농담 좀 하고 떠들었다고 그러는 거야. 그 선생님 너무 싫어. 선생님이 싫어서 수업도 너무 싫어.
부모: (침묵)
아이: 나도 좋은 선생님 시간에는 열심히 한다고. 그런데 프랭크 선생님 같은 선생님한테는 아무것도 배우고 싶지 않아. 왜 그런 선생님을 그냥 내버려 두지?
부모: (어깨를 으쓱한다.)
아이: 참아야겠지. 좋은 선생님만 만날 수는 없으니까. 사실 좋은 선생님보다 이상한 선생님이 더 많아. 재미없는 선생님 수업이라고 열심히 안 하면 성적이 떨어져서 대학에 못 갈테고 결국 나만 손해니까.

이 짧은 대화에서 침묵의 효과를 여실히 볼 수 있다. 부모가 소극적으로 아이의 말을 들어 주자 아이는 '교감실에 갔다왔다' 라는 최초의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대화를 발전시켜 나갔다. 아이는 자기가 왜 벌을 받았는지 말하며 선생님을 미워하는 감정을 털어놓았고, 싫은 선생님에게 계속 반항했을 때의 결과를 숙고해서 그런 행동이 자기에게 손해가 된다는 결론에 자기 힘으로 도달했다. 부모가 받아들여 준 짧은 순간에 아이 스스로 성장한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감정을 쏟아 낼 수 있게 함으로써 스스로 문제 해결을 시작하게 했다. 아이는 잠정적 결론이긴 해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다.
부모의 침묵이 발전의 순간, 작은 성장과 변화의 계기를 가져온 셈이다. 부모가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말로 아이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음을 전달해 아이 말을 막고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가로막았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뭐라고? 교감 선생님께 갔다고? 잘 했다!"
"이제 정신 좀 차려라!"
"프랭크 선생님이 그렇네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
"힘들겠지만 좀 참아라."
"이런 선생님도 있고 저런 선생님도 있는데 네가 적응해야 하지 않겠니?"

이런 말 외에도 부모들이 상황에서 흔히 하는 말은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을 전할 뿐 아니라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막고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수용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수용은 건설적인 성장과 긍정적 변화를 촉진한다.

수용하라. 수용하라.

부모도 인간이라는 말의 뜻

앞서 사각형 그림을 통해 부모도 감정이 있는 존재고 상황에 따라 감정이 바뀔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어떤 부모라도 마음에 드는 아이의 어떤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 같은 행동이라고 해도 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다른 태도로 대할 수 있다. 부모는 솔직한 감정을 감출 수도 없지만 감추려고 해서도 안 된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의 특정 행동을 두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또 자기 아이들 각각에 대해 받이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부모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무조건 받아들이는 척할 필요도 없고 일관성을 지킬 필요도 없다. 실제로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는데 용인하는 척해서도 안 된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가 자기를 받아 주기를 바라지만, 부모가 자기감정을 솔직하고 뚜렷하게 전달하면 부모의 못마땅해하는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그래야 아이는 상황에 쉽게 대응하고, 부모를 진짜 사람으로 생각하며, 솔직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은 상대로 인식한다.

부모 역할 훈련이라고 또 반듯한 어떤 교육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용의 주제에서 부모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고 거짓 수용을 아이에게 보이는 것이 더 좋지 않는 관계와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가?
부모의 나 자신에게도 거짓이 없고, 자녀에게도 솔직함을 나타낼 수 있는 평화와 함께 남편과 아내는 다르다. 이 다름의 평화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부록) 5. 열두 가지 잘못된 대화 방법이 아이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1) 명령, 지시

아이에게 아이의 감정이나 욕구는 중요하지 않으며, 부모의 감정이나 욕구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암시하는 메시지다. ("네가 뭘 하고 싶든 상관없어. 당장 안으로 들어와").
그 순간 아이의 행동을 수용할 수 없음을 전달한다 ("정신 사납게 하지 마").
부모의 권위에 대한 두려움을 끌어낸다. 아이는 자기보다 크고 힘센 사람이 자기를 아프게 할 거라고 위협하는 소리를 듣는다. ("당장 네 방으로 가. 네 발로 안 가면 억지로 가게 만들거야")
그러면 아이는 분하고 화가 날 것이고 적대감을 표현하거나 떼를 쓰거나 대들거나 반항하거나 부모의 의지를 시험하려 할 수 있다.
또 아이에게 부모가 아이의 판단이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한다 ("그 접시 만지지 마", "아기 옆에 가지마")

(2) 경고, 주의, 위협

이 메시지는 아이가 겁을 먹고 순종하게 만든다 ("그렇게 했다가는 후회할 거야").
명령, 지시, 통제와 마찬가지로 적대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당장 자리에 눕지 않으면 맞을 줄 알아")
부모가 아이의 욕구나 소망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북소리 멈추지 않으면 나 정말로 화낼 거야")
아이들은 경고나 위협에 이런 말로 반응하기도 한다("어떻게 하든 상관없어. 난 그러고 싶단 말이야").
아이는 이란 말을 들으면 부모의 의지가 얼마나 굳은지 시험해 보려 한다. 그래서 정말 부모가 경고한 대로 되는지 확인하려고 부모가 하지 말라는 일을 일부러 하기도 한다.

(3) 권고, 훈계, 설교

아이에게 외적권위와 의무, 책임을 느끼게 만드는 말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저항하고 자기 입장을 강하게 변호하기도 한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옳다' 고 생각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너는 바르게 행동해야 해")
또 아이에게 '나쁜 아이' 라는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나 계획의 타당성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 ("언제나 선생님을 따라야 한다").

(4) 조언, 제안, 해결책 제시

이런 말도 부모가 아이의 판단이나 해결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증거로 느껴진다.
아이가 부모에게 의존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아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부모의 생각이나 조언에 강한 반감을 갖는 때도 있다("내가 알아서 할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조언은 부모가 아이보다 우월하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너한테 뭐가 최선인지는 엄마 아빠가 제일 잘 알아"). 그래서 아이가 열등의식을 느낄 수도 있다("왜 난 그런 생각을 못했지?" "부모님은 어떻게 할지 늘 잘 아시네").
아이는 때로 부모가 자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면 절대 그렇게 말 안 할 텐데").
조언을 하면 아이가 부모의 제안을 생각하느라 자기 생각을 발전시킬 기회가 사라진다.

(5) 가르치기, 논리적으로 따지기

상대방을 가르치려고 하면 가르침을 받는 쪽에서는 열등하고 부족한 존재로 취급받는 느낌이 든다("부모님은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죠").
논리와 사실을 들이대면 아이는 기분이 나빠 방어적인 태도가 된다("누가 몰라서 그래?").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누가 틀렸다고 지적하면 싫어한다. 그래서 끝까지 자기 생각을 고집하기도 한다("엄마가 틀렸어. 내 말이 맞아" "못 믿겠어").
아이들은 대체로 부모의 설교를 싫어한다("끝도 없이 설교하는 동안 나는 가만히 앉아서 들어야 해").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거부하려고 갖은 애를 쓰기도 한다("부모님은 옛날 분들이라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요" "그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에요" "아빤 너무 고리타분해").
이미 다 아는 사실을 부모가 가르치려고 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기분 나빠한다("말 안 해도 다 알거든? ").
때로는 부모가 제시하는 사실 근거를 무시하기도 한다("상관없어" "그래서 어쨌다고" "나한테는 그런 일 안 일어나").

(6) 비판, 비난, 반박

이 메시지는 다른 어떤 메시지보다도 아이가 자신을 부족하고 열등하고 어리석고 하찮고 못된 사람으로 여기게 만든다. 아이의 자아상은 부모와 판단과 평가로 만들어진다. 부모가 아이를 평가하는 대로 아이도 자신을 평가할 것이다("못됐다는 말을 하도 자주 들어서 이제는 나도 내가 못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정적 평가는 때로 반격을 불러일으킨다("엄마도 전에 그랬잖아" "자기도 잘한 거 없으면서").
이런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자기 감정을 감추고 부모에게 숨기는 것이 생긴다("부모님한테 말하면 혼나겠지").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평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부정적 평가를 들으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하게 된다. 평가가 온당하다고 하더라도 평가를 내리는 부모에게 분노와 미움을 느낀다.
평가, 비판을 자주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부모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7) 칭찬, 동의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많다. 아이의 자아상과 일치하지 않는 칭찬은 오히려 적대감을 불러일으킨다("난 안 예뻐. 못 생겼어" "난 내 머리 싫어" "잘하긴 뭘 잘했어. 완전히 망쳤는데").

부모가 아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아이는 다르 때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집에서 칭찬을 자주 한다면 아이는  칭찬이 없는 것을 비난으로 해석한다("새로 한 머리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 걸 보니 보기 싫은가 보다").
아이는 부모가 칭찬으로 자기를 조종한다고 느낄 수 있다. 칭찬은 은근히 부모가 바라는 대로 하게 만드는 방법인 셈이다("공부 더 열심히 하라고 그렇게 말하는 거지").
아이는 칭찬을 받으면서 부모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도 한다("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알면 그런 말 안 할텐데").
아이는 때로, 특히 친구들하고 같이 있을 때 칭찬을 들으면 당황하고 불편하다("아빠, 전혀 아니거든!").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자연스레 늘 칭찬을 기대하게 된다("방 청소했는데 왜 아무 말도 안 해?" "엄마 나 예뻐?" "나 착하지?" "잘 그렸어?").

(8)매도, 조소, 모욕

아이의 자아상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다. 아이는 자신이 모자라고 나쁘다고 생각하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런 메시지에 아이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반응은 반격이다("엄마는 잔소리꾼이야" "아빠도 게으르면서").
아이에게 영향을 주려고 이런 말을 하더라도 아이가 자신을 현실적으로 돌아보고 행동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부모의 부당한 말에 초점을 맞추고 변명을 하게 된다 ("내가 노는 애처럼 보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9) 해석, 분석, 진단

부모가 아이를 '완전히 파악' 했고,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전부 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부모가 이렇게 정신 분석을 하면 아이는 위협을 느끼고 짜증을 낸다.

부모의 분석이나 해석이 정확하다면 아이는 속을 들킨 것 같아 수치스러울 것이다("수줍음이 많아서 여자 친구를 못 사귀는 거야" "관심 끌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거지?").
부모의 분석이나 해석이 틀릴 때가 대부분이므로 아이는 억울해하며 화를 낸다("질투하는 거 아니야, 말도 안돼").
부모의 태도가 오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뭐든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아이를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부모는 자기가 더 우월하고 현명하고 똑똑함을 암시하는 셈이다.
"왜 그런지 알아" "네 속이 다 보인다" 라는 식의 메시지는 아이와 대화를 단절시키고, 그러다 보면 아이는 고민거리를 부모와 나누지 않게 된다.

(10)격려, 동정, 달래기, 편들기

이런 말도 부모 생각만큼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아이가 불안해할 때 이런 말을 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내가 얼마나 불안한지 알면 그렇게 말 못할걸").
부모는 아이가 속상하거나 화가 났거나 낙심한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꾸 아이를 달래고 기분을 풀어 주려 한다. 아이가 현재 감정을 억누르기를 바란다는 뜻이다("속상해하지 마. 다 잘될 거야").
아이는 부모가 자기 기분을 바꾸어 놓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부모를 불신하게 된다("기분 풀려고 그냥 하는 이야기잖아").
문제를 가볍게 취급하거나 동정하면 아이는 부모가 감정을 억누르기를 바란다고 생각해 대화를 더 이어 가지 않는다.

(11) 탐문, 질문, 취조

계속 캐물으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믿지 못하고 의심한다고 느낀다("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했어?").
때로는 부모가 아이를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기도 한다("몇 시간 공부했는데? 한 시간 했다고? 그러니 점수가 그 모양이지").
부모가 질문하면 아이는 일단 위협을 느낀다. 특히 부모가 던지는 질문의 의도를 모를 때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되묻을 때가 많다. "그걸 왜 물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데?"
아이가 고민거리를 털어놓았을 때 계속 질문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대신 부모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고 자료를 수집한다고 느낀다("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니? 학교하고 상관있어? 학교에서는 별일 없어? ").
아이는 부모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때가 많다. "부모님한테 말하면 이래라저래라 하겠지."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양껏 하지 못하게 된다. 질문에 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라고 묻는다면 언제 문제가 시작되었는지만 이야기하고 다른 것은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된다. 마치 변호사의 반대 신문을 받을 때처럼 질문받은 것만 이야기해야 한다면 말하기 불편해진다. 질문은 대화를 제한하므로 대화를 편하게 풀어 나가지 못하게 한다.

(12) 한발 물러서기, 말 돌리기, 비위 맞추기,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아이에게 관심이 없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고 아이를 밀어내는 뉘앙스의 메시지다.
아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는 대개 매우 진지하게 집중할 때가 많은데, 이때 농담으로 가볍게 응수하면 아이는 상처를 받고 무시당한 기분이 든다.
말을 돌리거나 기분을 풀어 주는 방법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감정이 사라지거나 해소되지 않는다. 대개 나중에 다시 문제가 불거진다. 미루어 놓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도 어른들처럼 누가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진지하게 이해해 주길 바란다.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아이는 자기감정과 문제를 부모에게 숨기게 된다.

역시나 똑같은 잘못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