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길을 간다 (이해인)

2012. 3. 18. 01:40로뎀나무/세번째


겨울 길을 간다


              이해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울 숲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