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본 한국역사] 쓰다가 말고 붓을 놓고 눈물을 닦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역사

2015. 2. 25. 06:16Leadership



쓰다가 말고 붓을 놓고 눈물을 닦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역사,
눈물을 닦으면서도 그래도 또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역사.
써놓고 나면 찢어버리고 싶어 못 견디는 이 역사.
찢었다가 그래도 또 모아대고 쓰지 않으면 아니 되는 이 역사.
이것이 역사냐? 나라냐? 그렇다.
네 나라며 내 나라요, 네 역사며 내 역사니라.
너는 이 나라에 왜 일찍이 났으며 나는 왜 이 나라에 또 무엇 하자고 났느냐?
아서라, 누가 나고 싶어 나는 인생이며 아니 살고 싶어 아니 사는 살림이더냐?
어느 것이 하고 싶어 하는 나라며,
아니 지고 싶어서 아니 질 수 있는 고난의 짐이더냐?
이상주의의 귀함은 반드시 그 이상이 실현이 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별이 반드시 붙잡혀서 길 인도가 되는 것이 아닌 것같이 이상도 반드시 거기 도달이 되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따라가도 따라가도 잡을 수 없는 별이기 때문에 영원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요. 힘써도 힘써도 그대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이끌어갈 수 있다. 별이 주는 것은 방향인데, 확실한 방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무한히 높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도 인생에 방향을 주는 것뿐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될수록 높고 멀어야 한다. 현실의 낮고 가까운 것보다 이상의 높고 먼 것을 따르려는 그 정신, 그 기개가 민족을 살린다. 인생은 정신에 살고 기개에 산다.


민족 안에서는 너와 나의 다름이 없다. 시대의 차이도 없다. 왕조의 구별도 없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잘못한 값을 모든 사람이 물어야 하고 한 시대의 실패를 다음 시대가 회복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다. 책에 써야만 역사가 아니라, 나의 생이 곧 과거의 기록이요. 내가 난 시대가 곧 전 시대에 대한 판결문이다. 생이란 곧 지금까지의 모든 시대와 개인이 진 빚을 대 맡으마 하는 약속 밑에 받은 선물이다.


큰 거리보다 뒷골목에, 서울보다 시골에, 드러난 지위에 있는 사람보다 이름없는 존재를 가지고 가는 지아비, 지어미의 생활을 본 후에야 비로소 그 시대의 참모양을 보았다고 할 수 있고, 그 시대의 참뜻을 붙잡았다고 할 수 있다.

-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중에서


주님, 우리 나라 한민족을 돌아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 없이는 읽고, 듣지 않을 수 없는 이 나라.
이제 살아있는 성령의 역사로
세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하는 역할과 지위와 힘과 능력을 주셨사오니.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감당할 새 힘을 주시는 성령으로 존재에 용기를 가져서 이 믿음과 은혜의 역사를 감당하게 하세요.
감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참고자료)
함석헌 다시보기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http://www.mediapen.com/news/view/393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