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예수님을 믿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2003.11.23)

2012. 5. 27. 00:40로뎀나무/첫번째

우리 시대에 예수님을 믿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2003.11.23)

 

곰곰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바라보게 됩니다. 스물 다섯이란 나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빨리 빨리 초중고를 마치고 대학입시 관문을 시작으로 취업관문을 어느덧 통과할 쯤이면 결혼을 생각하고 차를 사고 집을 장만하려 보면 어느덧 식구가 서너 식구가 되어 또 빨리 빨리 학교 보내고, 집을 늘려가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의 흐름에서는 한 순간의 오차라도 나게 되면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기에 항상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라. 좋은 대학가야지."라고 말입니다.

 

갑자기 왠 사람들 사는 풍경이냐, 지금 제가 보는 풍경이 이렇답니다. 아래로는 초중고대를 올라오는 동생들이 보이고, 위로는 막 취업하려는 형들, 새 신접살림 꾸리는 누님들, 새끼들 거느리라고 허리가 휜다는 삼촌네, 어느덧 자꾸만 쉬어가는 머리를 주체 못하시는 나의 어머니세대까지 저의 위치는 그야말로 중간에 놓여진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의 이 시대에 도대체 예수님을 내가 믿는 의미가 무엇인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인 줄 아시나요? 끝없이 들어온 "잘되어야 한다. 승리 성공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 머리가 되게 하시고, 꼬리가 되지 말게 하여주시옵소서."라며 기도 받아온 긴 시절에 헷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겠죠. 예수님을 믿는 의미는 성공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세상에 머리가 되기 위함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언제 한번 어떤 목사님의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방을 하는 중에 어떤 날은 정부 고위직의 집사님 저택을 심방하면서 전혀 꿀리거나 모자람 없이, 평 집사를 대하듯 이런 저런 그 집안의 사정을 들어주고 기도해 주며, 고위직 집사님도 목사님을 융숭히 대접하였답니다. 목사님이 바로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판자촌의 허름한 셋방 집이었답니다. 몸 져 누운 집사님을 또한 천하게 여기지 않고 안수해 주시며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시고, 내어온 보리차라도 감사히 여겨 마시고 축복해 주시고는 그날 심방을 마치신 심경을 토로하셨습니다.

 

"제가 무엇이 잘 났다고 그런 고위 공무원 댁을 초청받아 방문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 사람들 같으면 도시락 싸 들고 따라다녀도 절대로 마주할 수 없는 사람들이어도, 예수님이란 든든한 나의 빽이 있다면, 그들이 아무리 높다 한들 내가 기죽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천하디 천한,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이들에게도 제가 따뜻하게 갈 수 있는 것은 나를 보내신 예수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내가 그들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 더 있겠습니까? 아무런 것이 없다는 것이죠. 바울 사도께서 말씀하신 비천에 처해서도 풍부에 처해서도 일체의 비결을 배우셨다는 말씀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의 시작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정말 죄 된 저를 깨끗게 하시고 구원하셨다는 것이 저의 삶의 출발점이 됩니다."

 

목사님의 이야기에서 무엇을 느낀 것은 어떤 나타내어지는 것보다 먼저 내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것으로 인해 삶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깨닫게 된 것에 있었습니다. 그냥 성공만을, 머리가 되는 것만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달려서 성취하기에 바쁘겠지만, 나의 시작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어떤 세상의 성공을 성취하더라도 높아질 수 없는 나의 근원을 알고 겸손히 나아갈 수 있고, 세상의 성공을 얻지 못하더라도 나와 함께 하신 분이 누구이신지 안다면, 내 삶의 시작이 그분으로부터 시작했으므로 계속 자부심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십니다.

 

섬들아 나를 들으라 원방 백성들아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내가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나를 부르셨고

내가 어미 복중에서 나옴으로부터 내 이름을 말씀하셨으며

내 입을 날카로운 칼 같이 만드시고 나를 그 손 그늘에 숨기시며

나로 마광한 살을 만드사 그 전통에 감추시고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나의 종이요 내 영광을 나타낼 이스라엘이라 하셨느니라

 

- 이사야 49 1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