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2003.12.28)

2012. 5. 27. 00:56로뎀나무/첫번째

지우개(2003.12.28)

 

 

 

(2003년)마지막 주일이네요.

여기 제가 좋아하는 하나의 그림이 있습니다. 조금 각색을 부탁해서 년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림에서 뭐 느껴지시는 것 없나요? 여러 가지 짧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을 것입니다.

저물어 가는 한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
그래 다시 시작이야!
......

한 해의 끝이 보는 날이면, 저에게 그 전의 기억들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더욱 선명히 다가와 앞을 가로막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괴롭습니다. 그러면 현재는 정리하고 내년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잡습니다만, 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매년 그랬던 것 같네요.

그래서 고민되었습니다. '난 안 되는 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제 잘못들을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왜 예수님이 저를 깨끗이 씻으신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우려고 노력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제 모습을 봅니다.

결국, 육체를 가진 저로써는 평생에 잊을 수는 없는 기억이 있으며, 간혹 노력은 하지만 또 실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서 예수님의 용서를 기억하지는 못하고, 제가 지우려는 행동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이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잊는다','지운다','다시 시작하자'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씻으심을 기억해야 하고, 예수님의 피로 덮음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시작은 예수님의 피 흘리신 십자가의 용서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청년 여러분, 여러분의 시작은 십자가에서부터 입니다. 이것을 잊지 마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