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2005.02.06)

2012. 5. 30. 00:54로뎀나무/첫번째

다시 시작 (2005.02.06)


 

바람이 매섭게 불고 기온이 떨어지는 밤, 별은 더 밝게 흔들림 없이 빛나지요.

아주 추웠던 2 1, 2일의 밤.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으면 겨울철 별자리를 다 헤아릴 수 있을 듯. 오리온, 시리우스, 쌍둥이 별자리들이 수련원 위의 밤하늘에 오롯이 새겨져 있고.

‘나’를 위해 저 별을 만들고 세상을 만들고 아들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멋있는 하나님’이란 고백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오직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하심에, 하나님의 많은 아들, 딸들을 다양한 통로를 통해 그 발걸음 이끄심에 감사드릴 수밖에 없었지요. 하나님께서 모든 인생을 내려보시며, 특히 아들, 딸들을 주목하여 그들을 중심으로 세계를 운행하신다는 사실을 또 느끼지요.

 

나의 지난 시간들. 때로 얍복 강에서 자기 앞서 한 떼, 두 떼의 선물과, 가족을 먼저 건너편에 보내고 혼자 이편에 남아 있는 야곱 같은 삶을 살았지요. 하나님 뜻을 물어보지 않은 채, 최후에는 자기 혼자만 남아, 여차하면 혼자 내뺄 태세를 갖추고, 인간적 방법의 극한을 보여줬던 야곱. 결국 그 극한의 인간적 방법 속에는 어떤 평안도 없었지요. 아마 극심한 불안 속에 있었을 거예요. 그게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 아닌가요?

그러나 그런 야곱에게조차 야곱이 간구할 때 하나님은 당신의 뜻으로 개입하시지요. 그리고 결국 야곱은 천사와 씨름하고 환도 뼈가 으스러져 인간의 방법으로 도저히 살 수 없음을 받아들일 때 천사를 붙잡고 늘어지지요. 하나님의 복으로 축복해 달라고...... 하나님의 복 아니면 못 살겠다는 고백을 하지요. 그리하여 야곱 아닌 이스라엘의 삶을 살게 되지요.

온전히 하나님의 뜻과 복을 구하고 받자 그는 극한의 인간적 방법을 모두 던지고 평안히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지요.

 

야곱이 얍복강에서 하나님 뜻보다, 먼저 자기 방법만으로 살았던 것처럼 우리 또한 내 뜻대로 천방지축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하나님은 결국 우리의 천방지축 삶에 개입하시지요. 얼핏 내 뜻대로만 살아가는 삶 같으나 그런 삶 또한 하나님의 허가 하에 가능한 것이지요. 내 삶이 주님의 뜻 구함 없는 천방지축이라 할지라도 그것 또한 하나님의 허가 아래 있으므로 결국 우리는 늘 주님의 뜻 안에 있다는 것이지요. 이 사실은 우리를 심히 부끄럽게 하지만 또한 놀라운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야곱을 거짓말쟁이에다 사기꾼이라 하지만 ‘이스라엘’이 되기 전, 후의 야곱을 통해 위로를 받고 다시 비전을 세웁니다. 우리도 야곱과 같이 불완전하나 이제 하나님이 복 주시지 않으시면 못 산다 여기고 오직 그분이 주시는 복 받아 살아야만 한다는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알고 결단합니다. 이왕 살아갈 바엔, 먼저 하나님 뜻을 여쭙고 사는 것이, 그분의 복만을 받아 사는 것이 진정한 삶임을 인정합니다. 내 뜻, 내 방법대로 사는 것보다 하나님 뜻, 방법대로 사는 것이 내게 평안이자 승리임을 알고 그것을 선택하겠다고 결정합니다.

 

보아스가 종들을 시켜 룻이 이삭 줍는 주변에 일부러 보리 이삭을 떨어뜨려 놓은 것을 아시지요? 이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때에도 우리 주위에 여러 가지 보리 이삭을 우리의 삶에 뿌려주신 애틋한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를 느낍니다.

 

그 사랑에 앞으로도 날마다 더욱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면서 나아갑니다

말씀과 기도와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에 더욱 능하게, 전무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더욱 깊고 넓게 삼위일체 하나님만을 사랑하게 하소서.

또 새로운 은혜와 사랑을 사모하며 ‘다시 시작’입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므로 내가 요동치 아니하리로다 - 시편 16:8

왕이 여호와를 의지하오니 지극히 높으신 자의 인자함으로 요동치 아니하리이다 - 시편 21: 7

 

여호와의 친밀함이 경외하는 자에게 있음이여 그 언약을 저희에게 보이시리로다

내 눈이 항상 여호와를 앙망함은 내 발을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실 것임이로다

- 시편 25: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