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에게 (2008.10.20)

2012. 6. 10. 00:20로뎀나무/두번째

H에게 (2008.10.20)

(여러 가지 시험 앞에 있는 청년지체들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H.

 

세월이 많이 흘렀지. 너도 벌써 20대에 발을 들여 놓았구나. 요즘 재수에, 각종 고시에, 취업, 삶의 문제들. 여러 가지 시험으로 고단한 너의 모습을 본다. 푸른 가을하늘은 높아만 가는데, 오늘도 시험의 무게에 고개를 숙인 나와 너의 모습에서, 오늘은 나도 부족하지만 너에게 푸르른 가을 하늘을 담은 편지를 띄운다.

 

요즘 너를 보면 나는 미소를 짓는다. 20대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말이야. 후훗. 그건 마치. 큰 시험에 닥친 너에게서 지난날에 작은 시험을 겪었던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이겠지.

 

나의 작은 시험이야기는 나의 고3때로 일인데. 3이 되면 3,4월에 보는 수능 모의고사가 있잖아. 그것으로 그 해 자신이 응시할 수 있는 대학교 Cut Line을 결정한다고 하잖아. 그때 나는 하위 10%를 받았어. 담임이 나보고 대학을 포기하라고 그랬어. 슬프고 못마땅했지만 내 감정이, 내가 부족함이 현실을 해명해 줄 수는 없었어. 그리고 이 모의고사 시험결과로 이후 수능시험에 더 큰 시련을 확정 당하기는 더더욱 싫었어. 운이 좋게도 나는 그때 하루하루 믿음을 쌓으면서 공부하는 추억을 만들었어. ‘주님. 저 대학시험 볼 때까지 지혜와 힘을 주세요. 대학 들어가서는 당신을 알아갈게요.’ 그 이후로 그 주님. 나는 지금도 계속 알아가고 있어.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니지. 대학2학년에 본격적으로 전공과목을 듣게 되잖아. 내가 XX전공을 못 따라 가는 것이야. 중간고사 이후로 과제와 기말이 연달아 있었는데…… 과제와 기말을 포기하게 되었지. 이건 나의 어설픈 생각이었어. 과제와 기말에 후한 점수를 줬다는 뒷소식이 있었거든. 조금만 더 했더라면. 아니, 포기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후회했어.

 

그땐 그랬었지. 다람쥐 쳇바뀌 도는 듯한 답답하고, 앞뒤가 꽉꽉 막힌 시험이 연속인 삶. 하필이면, 이 세상에서 이런 시험이 나에게 닥친 것일까? 고민에 고민을 더하지만. 너는 시험을 어떻게 생각해? 나는 시험이 나를 준비시킨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물론, 매우 즐겁지는 않지만 시험은 그 크기만큼 내가 준비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되잖아. 그 척도를 재보는 것을 포기하지는 말자. 두렵지만 시험 앞에 맞부딪혀야 하고, 싫지만 체중계 위에 올라가야 자신의 현재를 알 수 있잖아.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는 삶의 시험(이렇게 말하니깐 정말 커 보여.) 앞에서, 시험(Test)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유혹(Temptation)이 아님을 깨달아. 우리 이 산을 넘어볼까! 계속 도전하는 거야. 그리고 다음 산을 정복해 보자.

 

그리고 우리. 가끔은 우리에게 열려있는 하늘을 바라보아. 어제 가을하늘 봤니?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가을 하늘, 가을밤 달빛은 얼마나 빛을 비추는지. 하늘을 보며 나를 지켜보시는 아빠 하나님 보았어. 너도 오늘 가을 하늘에서 아빠 하나님 보기를 바라며 이만 줄일게.

 

지금은 은혜 받을 2008 10월에

너에게 푸른 가을 편지를 띄우며

 


수능시험과 각종 고시들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방황하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제발 포기하지 말라고, 이 편지를 띄웁니다. 파이팅!!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 야고보서 1 2~4